그림책 《개》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같습니다. 매번 그림책 마지막 장, 작가의 후기까지 읽고 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사람과 개의 오래된 유대에 관한 한 편의 시 같은 그림책, 《개》와 작가 소개 등을 하려고 합니다.
그림책 《개》
그림책 《개》는 2020년에 출간되었던 《이너 시티 이야기》(숀 탠 지음, 풀빛 출판사)의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스물다섯 동물들의 이야기 중 개에 관한 이야기만 따로 떼어낸 그림책입니다.《이너 시티 이야기》는 산업화가 이루어진 도시에서 인간과 자연,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형식인 "그림 이야기"로 들려준 작품입니다. 숀탠은 2020년에 이 작품으로 영국에서 가장 우수한 책에 수여하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숀 탠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비관적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과 개를 볼 때면 그 애정 어린 모습, 유별나면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유대감에 끊임없이 고무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결코 완전히 일치하는 법이 없어서 우리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접하기도 합니다. 개들의 순수한 충성심과 낙관주의가 우리 인간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이야기하며 우리 곁에 머무르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촉구하는 개가 없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그림책의 내지는 사람과 개가 산책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실루엣으로만 표현이 된 드로잉이지만 다양한 종의 개와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같은 구도로 다른 채색과 배경의 그림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며 개와 사람이 함께 생활했던 오랜 시간을 보여줍니다. 개와 사람이 서로 안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장면에선 뭉클한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모습이 상상되어 안심이 됩니다.
지은이 숀 탠
지은이 숀 탠은 1974년 오스트레일리아 퍼스주의 프리멘틀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혼자 그림 공부를 해서 16살 때부터 공포 소설, 공상 과학 소설에서 삽화를 그렸습니다. 대학에서 미술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1992년 국제미래출판미술가상을 수상한 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애니메이션 '월 E'와 '호튼'의 콘셉트디자이너로 일한 바도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쓰고 그린 작품 《이너 시티 이야기》로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잃어버린 것》으로 볼로냐 라가치 명예상을, 《빨간 나무》로 CBCA 명예상을, 《도착》으로 볼로냐 라가치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초기에 탠은 완성작이 흑백으로 인쇄되기 때문에 흑백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가 사용한 도구로는 펜, 잉크, 아크릴 물감, 목탄, 스크래치 보드, 복사기, 리놀륨 판 등이 있습니다. 현재는 색이 있는 작품에서도 흑백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보통 인쇄용지에 흑연 연필로 스케치를 합니다. 그 후 종종 가위로 자르고 붙이는 콜라주형태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유리, 금속, 다른 책에서 잘라낸 조각등을 사용해 완성된 수많은 삽화들이 있습니다. '숀 탠 어린 예술가상'이 서비어코 시에서 후원되며 5세부터 17세까지의 퍼스(오스트레일리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주 대표도시)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후원합니다. 이 상은 2차원 작품들에서 창의력을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매년 5월에 수상자들이 발표되고 6월 한 달 동안 서비어코 도서관에 수상작들이 전시됩니다.
개와 산책하는 소중함
저는 어릴 적부터 이상하게 개를 키우고 싶었습니다. 동생들이 많았고 동생들과 어울리는 것은 영 귀찮아했으면서 개만은 꼭 키우고 싶었습니다. 26살이 되어서 드디어 제 소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반려견 '유우'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유우'는 무척 겁이 많고 예민한 성격이었습니다. 그 성격을 고치기 위해 행동교정 훈련 중 하나인 산책 훈련을 하며 매일매일 유우와 산책을 했습니다. 매일 한 시간 이상 산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오늘은 산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마음 편히 늦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산책 훈련을 통해 유우의 예민한 성격이 조금씩 변하고 밖에서도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을 때, 저도 산책의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어 점점 발걸음이 느려지면서도 여전히 산책을 좋아하던 유우를 보며 저도 산책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와 15년을 함께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날까지, 유우와 산책을 했습니다. 유우를 보내고 남은 시간들을 추억할 때 가장 많은 추억은 산책을 했던 추억입니다. 공원을 거닐었던 추억, 물가를 거닐었던 추억, 골목골목 유우와 함께 걷지 않았더라면 발견할 수 없었을 골목길 주택가를 거닐었던 추억들... 너무나 소중한 추억들입니다. 이 그림책은 유우가 제 곁을 떠난 뒤 발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하고 이 책의 내지를 보는 순간 유우가 떠올라 눈물이 났습니다. 출퇴근길, 외출하는 길에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보호자님을 보면 행복해이고 좋습니다. 매일매일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해 함께 걷는 길은 정말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견을 사랑하고 산책을 즐기는 보호자들께 이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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