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알사탕》은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 하나입니다. 2018년 발행된 스페셜에디션은 작가의 작업일지가 선물처럼 담겨 있습니다. 그림책 줄거리와 작업일지를 소개합니다.
그림책 《알사탕》소개 및 줄거리
그림책《알사탕》은 2017년 3월 처음 출간되었습니다. 2018년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되었는데 이 특별판에는 그동안 공개된 적 없는 백희나 작가의 작업 일지가 선물처럼 담겨 있습니다. 그림책은 '나는 혼자 논다'는 동동이의 독백으로 시작됩니다. 친구가 없는 동동이는 구슬치기도 혼자 합니다. 반려견 구슬이가 그 곁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새 구슬이 필요해서 간 문구점에서 알록달록 구슬을 닮은 신기한 알사탕을 발견하고 사탕을 삽니다. 집에 도착하여 알사탕을 먹는 순간 아주 이상한 일이 시작됩니다. 박하향이 너무 진해 귀가 뻥 뚫렸던 체크무늬 알사탕을 입에 넣자 갑자기 소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체크무늬 사탕이 녹아 없어질 때까지 계속 들립니다. 얼룩무늬 알사탕을 입에 넣자 구슬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8년이나 같이 살았지만 이제야 들리는 구슬이의 이야기는 조금 섭섭했던 서로의 오해를 풀게 됩니다. 까칠한 사탕은 잔소리쟁이 아빠의 마음속 소리를 들려줍니다. 폭풍 같은 잔소리와 달리 마음속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오직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뿐입니다. 분홍생 알사탕은 풍선껌이 들어있습니다. 이 사탕은 돌아가신 할머니와 대화를 하게 해 줍니다. 알록달록 사탕을 먹으니 밖에서 '안녕'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가보니 노랗고 빨간 은행나무와 단풍나무의 목소리였습니다. 마지막 투명 사탕, 동동이는 용기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사탕을 입에 넣고 동동이는 "나랑 같이 놀래?"라고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말을 겁니다.
스페셜에디션, 작가일지
스페셜 에디션의 특별한 점은 그림책 뒤에 작가의 작업일지가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손으로 쓴 최초의 아이디어부터 러프 스케치, 더미 북, 캐릭터 디자인, 촬영 과정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수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했을 작가의 작업 비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알사탕》속 명장면인 가을빛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감성적인 커버와 금박 고급 양장 제본은 소장 가치를 더합니다. 《알사탕》 스페셜 에디션은 백희나 작가가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특별한 선물 같습니다. 작가가 긴 작업기간 내내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 지도 같은 더미 북, 동동이 캐릭터를 만들 때 작가가 염두했던 부분의 기록과 실제 작업물, 그리고 늙은 개 구슬이, 아빠의 캐릭터 설정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작가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스케치를 하고, 스케치를 바탕으로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이는 작업 사진은 하나하나 작가의 정성과 노력이 얼마나 많이 담겨있을지 상상하게 합니다. 무대 세트처럼 만들어진 배경의 하나하나 수놓듯 붓으로 점을 찍어 표현했을 단풍과 은행잎은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하고 결과물이 담긴 페이지로 다시 돌아가게 합니다.
나도 알사탕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제 어린시절은 동동이와 비슷합니다. 유난히 낯을 많이 가리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저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시절 제 친구는 책과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알사탕이 있었으면 용기를 내어 친구를 사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때는 '친구는 굳이 필요 없어.'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이 되었지만 알사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이 되고 보니 속마음을 더 표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 사는 게 바빠 속마음을 표현할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쩐지 부끄럽고 어색하기도 합니다. 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는 무뚝뚝한 막냇동생의 속마음을 알고 싶기도 합니다. 속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울 땐 표현하고 싶은 상대에게 알사탕을 선물하고, 속마음을 알고 싶은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알사탕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반려견의 마음, 길가의 피어난 꽃의 마음, 바람의 마음도 알고 싶습니다. 그림책은 참 신기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어떤 그림책은 10대, 20대, 30대 등 나이가 달라짐에 따라 다른 여운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책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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