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리 버튼의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는 1940년대 초 작품입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디즈니에서 1952년 <The little house>를 만들었습니다. 그림책을 소개하고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하고자 합니다.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는 버지니아 리 버튼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으로 1940년대 초 출간되었습니다. 한국어판은 1993년 12월 시공주니어 출판사에서 발행했습니다. 이 그림책은 '옛날, 아주 먼 옛날...'로 시작하지만 19세기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드넓은 개척지에 서있는 한 채의 농가가 주인공입니다. 생활에 뿌리박은 이야기와 그림에서, 사실에 근거하여 작품을 구성한 치밀한 실증 정신이 엿보입니다. 이 그림책의 앞, 뒤 내지에는 탈 것의 변천사가 그려져 있는데 재미있게도 그중 자동차 한 대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운전자가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찬찬히 살펴보아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점입니다. 삽화는 오래된 작은 집이 살고 있는 시골 언덕이 도시로 변화하는 과정을 주관적인 이야기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객관성 있게 포착해 내고 있어서 더더욱 설득력이 크게 느껴집니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문장도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구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책 앞부분 농가의 서정적인 풍경과 뒷부분 대비되는 도시 풍경은 시대의 변화를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이 책의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은 전에 소개한 <말괄양이 기관차 치치>의 작가입니다. 이 작품으로 1943년 칼데콧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지 80여 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랑을 받는 그림책으로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줄거리
옛날 아주 먼 옛날, 저 먼 시골마을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작은 집을 지은 사람은 금과 은을 다 주어도 이 작은 집은 절대 팔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작은 집은 언덕 위에 올라 무척 행복하게 삽니다. 아침에는 떠오르는 해를 보고 저녁에는 지는 해를 보며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날마다 조금씩 달라졌지만 작은 집은 언제나 똑같았습니다. 밤이 되면 작은 집은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멀리서 비춰오는 불빛을 보며 도시가 궁금해졌습니다. 작은 집은 하루하루 시간이 가면 변화하는 풍경을 지켜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날 작은 집은 말이 끌지 않는데도 시골길을 내려가는 수레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날 이후로 주변 풍경은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집 주변에는 조그만 집들이 새 도로를 따라 생겨났습니다. 도로는 자꾸자꾸 늘어났고, 마을은 조각조각 나뉘었습니다. 높이 솟은 건물들이 작은 집을 빽빽이 에워쌌습니다. 이제는 작은 집에 아무도 살려고 하지 않았고, 누구도 작은 집을 돌봐 주지 않았습니다. 작은 집은 금과 은을 다 주어도 팔릴 수가 없는 물건이므로 그저 가만히 지켜볼 뿐입니다. 이제 밤이 되어도 더는 조용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습니다. 작은 집은 도시의 생활이 좋은 건지 싫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데이지 꽃이 핀 들판과 달빛 아래서 춤추는 사과나무들이 그리웠습니다. 오래지 않아 작은 집 앞으로 전차가 지나기 시작하고 또 오래지 않아 작은 집 위로 고가 전철이 지나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 언제가 봄인지, 여름인지, 가을인지, 겨울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도시는 날마다 똑같이 느껴졌습니다. 또 오래지 않아 작은 집 아래로 지하철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점점 더 높은 건물들이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 한낮에만 해를 볼 수 있었고 이제는 도시에서 사는 게 싫었습니다. 작은 집은 밤이면 시골마을을 그리워했습니다. 작은 집은 너무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더러워지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작은 집은 변함없이 훌륭했는데도 말입니다. 어느 날 작은 집을 튼튼하게 지은 사람의 손녀의 손녀가 지나가다가 이 집의 할머니의 집이라는 것을 알아 내고는 집을 다시 시골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 사계절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작은 집은 이제 더 이상 도시를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디즈니 <The little house> 1952
디즈니의 <The little house>는 1952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8분여 가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유튜브에서 'The little house'라고 검색을 하면 'Walt Disney- The little house-1952'라는 제목의 영상을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이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작은 집을 귀여운 캐릭터로 만든 발상이나 집들을 의인화 한 발상이 흥미를 끕니다. 만화로 구성하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더하고 그림책에 들어있지 않은 내용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작은집과 그 주변이 불에 탄 내용은 굳이 과장을 할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원작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과장하기도 하며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와 내용이 다소 변질된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래도 그림책이 이렇게 애니메이션으로 바뀌었을 때 어떤 변화와 매력이 있을지 비교해 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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