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부터 기분이 좋지 않고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우연히 유튜버 박막례할머니가 SNS에 올린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영상이 위로가 되었는데 영상을 본 후 그림책 《우리 집 일기 예보》 떠올라 책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기분은 날씨 같은 거야."-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또 또 또 시작했구먼, 또 우울했구먼..."하고 이야기를 시작한 할머니의 영상 내용은 '기분은 날씨하고 똑같으니 흐렸다 갰다 하는 게 당연하다. 오늘이 너의 흐린 날인가 보다. 그러니 우울함에 너무 빠져들지 말고 해가 뜨길 기다려라. 오늘 너 자신에게 칭찬했나, 안했다면 내가 대신해 주겠다. 오늘도 수고 많았다. 잘했다. 그렇게 살아라. 우울해도 괜찮다. 어떻게 살다 보면 우울하지 않겠나. 그래도 내일은 괜찮을 것이다. 인생 별거 아니다. 수고했다. 사랑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유튜버이지만 진짜 우리 할머니가 위로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요즘 지금 하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데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아서 초조해졌던 것 같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충실하게 잘하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을 텐데, 결국 스스로 원해서 하는 노력이면서 힘들고 쉬고 싶은 마음에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해서 사서 하는 고생이니 원망할 대상이 결국 '나'였습니다. 그러니 더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할머니의 영상을 보니 위로가 되고 내가 나에게 너무 차가웠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할머니의 말씀처럼 저는 절 칭찬하지 않고 더 잘해야 한다고 채찍질만 하고 왜 더 열심히 하지 못하는지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문득 이 그림책이 떠올랐습니다.
그림책 《우리 집 일기 예보》
그림책 《우리 집 일기 예보》는 아이가 자신의 집 기상캐스터가 되어 가족의 하루를 날씨에 빗대어 일기예보처럼 표현한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2011년 7월 발행된 그림책으로 지은이는 하세가와 요시후미이고 옮긴이는 김지연이며 출판사는 책속물고기입니다. 그림책 내지에 한 컷 만화처럼 칸마다 그림과 함께 날씨에 관한 다양한 속담이 소개되어 있어 더욱 흥미를 유발합니다. 앞쪽은 비와 관련된 속담이고 뒤쪽은 다양한 날씨에 관하여 소개되어 있습니다. 붓으로 그린듯한 그림체가 정감이 갑니다. 일상의 모습을 날씨와 연결하여 맑음, 홍수, 태풍, 흐림, 회오리바람, 소나기등 다양하게 소개를 해줍니다. 오른쪽에 삽화가 있고 왼쪽은 간결한 문장으로 글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아랫부분에는 아빠의 일기예보도 작게 그려져 있어 흥미롭습니다.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아빠도 가족의 일원이고 일터에서도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작가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엄마가 드라마를 보다가 TV에 슬픈 장면이 나와 눈물짓는 삽화에 드라마'겨울연가'로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배용준과 최지우가 그려져 있어 그걸 보자니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일본 그림책에 한국 드라마의 장면이 그려져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 있었으면 그림책에까지 등장했나 싶기도 하고 그림책이 나온 시대가 반영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가족의 하루가 유머러스하게 소개되어 그림책을 덮을 때까지 웃음 짓게 합니다.
읽을 때마다 다른 그림책의 매력
이 그림책을 처음 읽을 때에는 일기예보와 감정을 연결시켜 그림책의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일상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일기예보에 관한 문장은 유머러스한 그림과 어우러져 즐거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다'라는 감상과 일본 그림책에 한국 드라마가 삽화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었습니다. 이번에 박막례할머니의 영상을 보고 그림책이 떠올라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재미있고 즐겁게 느껴지는 한편 아래 작게 소개된 아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가족들, 이웃주민들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를 그려내어 깊이 있는 감정보다 재미있는 일상처럼 느껴졌다면 아빠는 아빠가 일을 하며 겪은 하루의 다양한 감정을 일기예보처럼 풀어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요즘 제가 느끼는 감정이 하루하루 다르기도 하고, 또 고단하기도 하니 아빠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나 봅니다. 엄마의 일상도 엄마에게만 주목해 본다면 아빠처럼 다양한 날씨가 존재할 것입니다. 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두들 각자의 삶의 날씨가 있고 기분의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박막례할머니의 말처럼 기분은 날씨 같은 거라서 흐릴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으니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을 때 큰 그림은 즐겁게 읽고 아빠가 그려진 작은 그림은 앞으로 돌아가 그 부분에 주목하여 다시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후활동으로 가족의 일기예보도 만들어보고 각자의 일기예보도 만들어보며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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