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리 버튼의 그림책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는 일탈을 원하는 아이들의 꿈을 재미있게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의 내용과 작가를 소개합니다.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그림책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버지니아 리 버튼이 사랑하는 아들 아리스를 위하여 기차의 모양, 기능, 종류, 철도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역할을 오랫동안 연구하여 쓴 그림책입니다. 2010년 3월 출판사 시공주니어에서 발행하였습니다. 흑백으로 속도감 있게 내리그은 힘찬 선들과 선들은 역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치치는 아주 멋진 꼬마 기관차입니다. 치치에게는 기적이 달려서 건널목에 다가설 때면 '뿌우우우우!'하고 소리를 냅니다. 종도 달려 있어서 역에 들어설 때면 '딸! 랑! 딸! 랑!'소리를 냅니다. 굉장한 소리를 내는 브레이크도 달려 있습니다. 기관차 아저씨 짐은 치치를 아껴주고 보살펴 주십니다. 치치에게는 화부 아저씨 올리도 있습니다. 올리 아저씨는 치치에게 석탄과 물을 줍니다. 승무원 아치볼트 아저씨는 손님들의 기차표를 검사합니다. 치치는 손님들, 우편물과 짐을 가득 싣고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조그만 역을 출발하여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넓은 도로를 가로질러 달리곤 했습니다. 도중에 조그만 역에서 멈춰 대도시로 가는 손님을 태우기도 하고, 대도시로 보내는 우편물이랑 짐을 싣기도 했습니다. 터널을 통과하고 언덕을 지나 다리를 건너 대도시에 있는 커다란 역으로 갑니다. 어느 날 치치는 많은 사람들과 무거운 짐을 싣는 것이 질렸다며 혼자 신나게 달리기로 합니다. 다음날, 짐 아저씨와 올리 아저씨, 그리고 아치볼드 아저씨가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치치는 바로 이때라고 생각하며 혼자 달리기 시작합니다. 신나게 달리는 치치를 보고 소들도 말들도 닭들도 모두 깜짝 놀랍니다. 사람들도 겁에 질려 도망칩니다. 차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치치에게 잔뜩 화가 났습니다. 치치는 더 빨리 달렸습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치치는 달리고 달리다 엉뚱한 선로에 다다르고 맙니다. 그러다 녹초가 되어서 주저앉고 맙니다. 한편 짐 아저씨, 올리 아저씨, 아치볼드 아저씨가 치치를 구하기 위해 달려갑니다. 증기기차 덕분에 치치는 무사히 역으로 데리고 옵니다. 치치는 이제 혼자서 달리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앞으로는 자신의 역할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도 생각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작가 소개- 버지니아 리 버튼
버지니아 리 버튼(1909~1968)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뉴튼 센터에서 태어났습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학장이었던 아버지와 시인이자 음악가였던 어머니에게서 사물을 보는 정확함과 예술적인 감수성을 골고루 물려받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와 보스턴 뮤지엄 스쿨에서 공부하여 화가가 되었습니다. 조각가인 남편과 결혼하고 그의 도움을 받아, 타고났던 예술적 재능을 더욱 발전시켜 당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그림책을 여러 권 만들었습니다. 버지니아 리 버튼은 만화에만 열중하는 아들을 보고 만화를 뛰어넘는 그림책을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아직 어린이가 흥미로워하는 세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여 첫 번째 그림책은 아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만화 장르에서 긴박한 이야기 전개 기법과 다이내믹한 화면 구성을 대담하게 적용하여 다음 그림책인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를 완성합니다. 이 그림책이 출간된 지 80년이 넘은 지금도 탈 것 그림책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 뒤로 <작은 집 이야기>를 출간하여 1943년에 칼데콧 상을 수상합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작은 집 이야기>, <생명의 역사>, <케이블 카 메이벨>등이 있습니다.
일탈을 원하는 아이들의 꿈
아이들은 기차를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그렇습니다.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기차가 나오는 그림책에도 큰 흥미를 보입니다. 아이들은 기차 특유의 모양, 빠른 속도의 중요성, 무언가를 싣고 내린다는 특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충족합니다. 기차는 단순한 직육면체와 둥근 바퀴의 결합으로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쉽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린아이들은 단순한 형태의 버스나 기차 장난감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차의 빠른 움직임은 아이들에게 환성적입니다. 더 빨리 움직이고 싶은 아이에게 기차는 유능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일탈을 꿈꾸며 뭔가 다르게 행동하고 싶은 아이에게 기차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대신 충족시켜 주는 대상입니다.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은 일탈하여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 싶은 아이들의 바람, 그리고 그 바람이 행복한 결론으로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다룬 책입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읽으며 자신이 치치가 된 듯 기뻐하고 불안해하고 또 안도합니다. 옛 그림책이기에 삽화가 다소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 점이 또 매력이기도 합니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삽화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글과 함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림체에 익숙해집니다. 다른 스타일의 그림체는 또 다른 시각적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삽화에서 속도감이 느껴져 자신도 치치처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지막까지 속도가 빠르다면 아이들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채 끝나겠지만 마지막 장은 모든 일들이 잘 마무리되고 천천히 가는 느낌이 들어 '휴'하는 한숨을 쉬며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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