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룬파는 굉장히 큰 코끼리입니다. 외로움을 타고 눈물이 많은 코끼리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떠나는 길을 그린 이 책의 줄거리와 작가를 소개합니다.
<구룬파 유치원> 책소개와 줄거리
그림책 <구룬파 유치원>은 니시우치 미나미가 글을 쓰고 호리우치 세이치가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한국에서는 2000년 8월 한림 출판사에서 한국어판을 발행하였습니다. 구룬파는 굉장히 큰 코끼리입니다. 오랫동안 외톨이로 살아와서 매우 더럽고 지독한 냄새도 납니다. 외로운 구룬파는 때때로 외롭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정글에서 코끼리들이 구룬파를 둘러싸고 회의를 합니다. 구룬파는 다 컸는데도 늘 빈둥거리고 때로 운다며 구룬파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의논합니다. 구룬파가 일을 하게 내보내자는 결론을 내고 모두 구룬파를 강으로 데려가 목욕을 시켜줍니다. 몰라볼 정도로 멋지게 변한 구룬파는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일을 찾아 출발합니다. 맨 처음 간 곳은 비스킷가게였습니다. 구룬파는 있는 힘을 다해 커다란 비스킷을 만듭니다. 하지만 비스킷이 너무 크고 비싸서 아무도 사지 않습니다. 결국 구룬파는 접시 만드는 가게로 옮깁니다. 구룬파는 열심히 접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접시가 너무 커서 연못 같았습니다. 이 접시에 담을 정도로 많은 우유는 없었습니다. 구룬파는 다시 일을 옮겨 구두가게에 갑니다. 이번에도 구룬파는 아주 열심히 구두를 만듭니다. 하지만 구두가 너무 커서 아무도 신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도 일을 그만두게 된 그룬파는 피아노 가게에서 일을 합니다. 또 그룬파는 아주 열심히 피아노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피아노가 너무 커서 보통 힘으로 피아노를 연주해서는 소리가 나지 않아 아무도 피아노를 연주할 수 없었습니다. 구룬파는 더, 더, 더 풀이 죽어 가게를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룬파가 간 곳은 자동차 가게 였습니다. 구룬파는 여기서도 있는 힘껏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커다란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손님은 없었습니다. 결국 구룬파는 자동차 가게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이제 그룬파에게는 아주 큰 비스킷, 접시, 구두, 피아노, 자동차만 남았습니다. 구룬파는 너무나 실망을 하여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한참 가다 아이가 12명이나 있는 엄마가 바쁘게 일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너무 바쁘다며 구룬파에게 12명의 아이들과 놀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구룬파는 구룬파가 만든 피아노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듣고 온 외톨이 아이들과 커다란 비스킷도 나누어 먹었습니다. 구룬파는 유치원을 열었습니다. 구두에서 숨바꼭질도 할 수 있고 접시에 물을 채워 수영도 합니다. 구룬파는 이제 외롭지 않습니다.
작가소개
이 책의 글을 쓴 니시우치 미나미는 1938년 교토에서 태어났습니다. 동경여자대학을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10년 정도 카피라이터로 근무했습니다. 재학시절부터 동화와 그림책의 창작활동을 해왔습니다. 작품으로는 그림책 <태평한 할아버지와 고양이>, <문득 떠올리면 그때로>, <오줌싸개의 책>, 동화책 <숲의 대소동>, <카터와 다섯 아이>등이 있습니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호리우치 세이치는 1932년 동경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카메라 잡지, 패션 잡지 등에서 편집미술을 담당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그림책과 아동도서에서 활약했습니다. 그림책으로는 <구룬파 유치원>, <뼈>, <엄마 잃은 아기 참새>, <검은 말 브란키>, <타로의 외출>등이 있고, 삽화를 그린 동화책으로는 <인형의 집>, <눈의 여행>, <엄지공주>, <비밀의 화원>등이 있습니다. 편저서로 <그림책의 세계. 110인의 일러스트레이터>등이 있습니다. 그의 그림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작품마다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는 "문장을 읽었을 때 확 떠오르는 것을 빨리 그리면, 그것이 거의 변하지 않고 전체 구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하고 말한 것처럼, 이야기의 본질을 순간에 잡고, 그것에 맞는 표현을 늘 생각하며 그리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책의 그림이란 단순히 사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만이라면 그림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텍스트를 어떻게 맛보았는지를 전해주어서 결국 아이들의 정신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아
구룬파는 외톨이로 살아가며 외로움에 눈물짓던 덩치 큰 코끼리였습니다. 씻지도 않아 무척 더러웠지요. 그는 외로웠지만 어떻게 해야 세상에 나아갈 수 있는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룬파에게 코끼리들이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이 도움으로 구룬파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일을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있는 힘껏 열심히 하지만 결과는 늘 실패였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모두 성공할 수 없는 게 당연할 테지만 그래도 책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너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제 구룬파에게 남은 것은 아주 커다란 비스킷과 접시, 구두, 피아노, 자동차입니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결과물이 하나씩 남았습니다. 이것들을 가지고 멈춰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길을 떠납니다. 구룬파는 막막했을 겁니다. 거듭되는 실패에 자신감도 많이 잃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사용할 수 없었던 물건들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12명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놀아줄 수 없는 엄마에게 도움을 주고, 12명의 아이들과 구룬파처럼 외톨이였던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유치원으로 탄생합니다. 이제 쓸모없는 것들은 필요한 물건들이 되었고 구룬파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구룬파는 외롭지 않게 됩니다. 저는 20대에는 호기롭게 다양한 시도를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결과가 좋지 않았고 실패를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30대가 되면서 점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또 실패할까 봐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저도 구룬파 못지않게 쓸모없는 물건(능력)들만 갖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실패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0대를 맞이한 지금, 저는 다시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그림책의 구룬파처럼 제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제가 만든 능력들이 유용하게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구룬파 유치원>은 독자에게 구룬파가 겪은 여러 번의 실패가 실패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정서적 위로와 보상을 받게 해 줍니다. 어쩌면 그동안 구룬파가 겪은, 사회적 기준에 맞지 않는 시행착오들이 자신만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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