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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은 어디 있나,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잃어버린 영혼》

by 쭈꼼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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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잃어버린 영혼》의 표지 이미지 입니다.
그림책《잃어버린 영혼》의 표지 이미지 입니다.

그림책《잃어버린 영혼》은 올가 토카르축이 글을 쓰고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으로 2018년 10월 사계절 출판사에서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같습니다. 이 책의 줄거리, 작가소개를 합니다. 

그림책 《잃어버린 영혼》

《잃어버린 영혼》의 표지는 마치 빛바랜 듯 낡고 오래되어 보입니다. 의자 등받이에 무심하게 걸쳐둔 외투와 금방이라도 떠날 듯 꾸려놓은 작은 여행가방이 어쩐지 쓸쓸한 느낌을 줍니다. 의자에서 뻗어 나오는 초록 잎사귀가 그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영혼》은 삶의 쳇바퀴 속에 갇혀 여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금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지 한 번쯤 속도를 늦추고 찬찬히 삶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맨 앞의 아름답고 섬세한 일러스트는 유년시절을 추억 같은 사진 같습니다. 그림책이 시작되며 삽화에는 마치 화면이 전환된 듯 무표정한 성인 남자가 카페 안 테이블에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리드 공책에 쓰인 장문의 글이 그 남자의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바쁘게 살아가느라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렸습니다. 의사가 내려준 처방은 단 하나, 자기만의 어떤 장소를 찾아 편안히 앉아서 영혼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는 날마다 의자에 앉아 영혼을 기다립니다. 그림책 왼쪽은 계속 장소가 바뀌어 다른 풍경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장소들은 주인공의 오래된 기억들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잃어버린 영혼이 주인공에게 열심히 가고 있는 여정인지도 모릅니다. 드디어 한 아이가 그를 찾아냅니다. 바로 잃어버린 영혼입니다. 흑백의 삽화에 점점 색이 생깁니다. 마지막 그들의 집에는 아주 예쁜 꽃이 피어납니다. 그는 이제 영혼을 잃어버릴 정도로 빨리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함께 살았습니다. 

글, 그림 작가소개

이 그림책의 글을 쓴 올가 토카르축은 1962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폴란드의 작가이자 활동가로 그녀와 같은 세대에서 가장 비평적으로 찬사를 받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신화적인 문체로 유명하며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2018년 소설《방랑자들》로 폴란드에서는 처음으로 맨부커 국제상(영국의 문학상으로 영국 연방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상을 보완하여 2004년 6월에 만들어진 상입니다.)을 수상했습니다. 2018년과 201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요안나 콘세이요는 1971년에 폴란드 스웁스크에서 태어나 포즈난 미술 아카데미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2002년 부산 비엔날레에 설치 작품이 초대되었습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그림 작가 가운데 한 명입니다. 부드러운 흑연 질감으로 표현되는 섬세한 표현과 특유의 상징으로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적인 그림을 그린다는 평을 듣습니다. 대표저서로 《과자가게의 왕자님》, 《꽃들의 말》,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 등이 있습니다. 

내 영혼은 어디에 있나

이 그림책을 구매한 것은 2019년인가, 2020년쯤이었습니다. 그때는 아름답고 섬세한 삽화와 구성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습니다. 읽었을 때의 첫 감상은 '아, 어렵다. 하지만 구성은 정말 아름답다.'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갑자기 우울감과 무기력함이 찾아오면서 어디론가를 향해 걷고 있던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믿었는데 정말 그런 것인지, 지금의 제 삶이 진짜 제가 원하는 삶이었는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막막함 무언가를 놓쳐버린 느낌, 무감함이 마치 영혼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겪고 나니 이 책이 더 깊게 와닿았습니다. 어린 시절 순진무구하게 살아가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을 돌아보니 내가 누구였는지 잃어버린 느낌, 이런 감정은 저뿐 아니라 많은 어른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입니다. 무언가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는데 도착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 사랑하는 자녀를 모두 키우고 독립시키고 나니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고 나를 위해 살았던 기억을 잃어버린 느낌....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들, 특히 40대, 50대 이상의 어른들이 겪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40대인 저도 겪고 있는 감정입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남았는데 하고 싶은 것이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은 불안함을 가진 어른들에게 이 책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잠시 멈춰보라고, 그리고 천천히 생각해 보라고, 내가 지금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멀리 왔더라고 이 책의 주인공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위로와 격려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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