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점》은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은 미술시간 동기부여자료로도 쓰기 좋아 저도 여러 번 아이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이 책의 줄거리와 작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림책 《점》의 줄거리
미술 시간이 끝났지만 베티는 빈도화지에 등을 돌린 채 의자에 그대로 앉아있습니다. 잔뜩 골이난 표정입니다. 미술선생님은 베티의 빈 도화지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시다 눈보라 속에 북극곰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에 베티는 더욱 화가 나 자신은 아무것도 못 그렸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선생님은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한 번 시작해 보라고 격려해 줍니다. 그 말에 베티는 연필로 아주 세게 내리찍어서 점을 하나 만들지요. 선생님은 한참을 살펴보다 도화지에 사인을 하라고 합니다. 일주일 뒤 미술 시간, 베티는 미술실에 걸린 액자를 보고 놀랍니다. 선생님께서 베티의 그림을 액자에 넣어 걸어두셨기 때문입니다. 그 액자를 본 베티는 저것보다 훨씬 멋진 점을 그릴 수 있다며 한번 도 써본 적 없는 수채화물감으로 수많은 점들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베티는 점점 다양한 점들을 그리기 시작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기도 하며 다양한 작품을 제작합니다. 얼마 후 학교에서 열린 미술 전시회에서 베티의 그림들이 걸리고, 베티의 작품은 인기를 얻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아이가 정말 굉장하다며 자신도 베티처럼 그림을 잘 그렸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 말에 베티가 잘 그릴 수 있다며 일단 한번 그려보라고 격려를 해줍니다. 베티는 자신의 미술선생님처럼 그 아이의 그림을 한참 바라보다가 자신이 이름을 쓰라고 합니다.
작가소개와 그림책을 만들게된 배경
피터 레이놀즈는 모든 세대의 독자들이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너에게만 알려 줄게》,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단어 수집가》, 《나는 나예요》등 의 책을 펴냈습니다. 1996년에 형제인 폴과 함께 사회적 문제를 다루거나 변화를 모색하는 이야기들을 창조하도록 돕는 기관 FableVision을 세웠습니다. 현재 매사추세츠주의 데드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교육을 위한 방송을 기획하고 제작하며 아이들 교육의 일선에 있었습니다. 어린이 교육 전문가답게 미술 선생님과 베티의 이야기만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자신의 배움을 다른 사람에게 또다시 나눠주는 베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배운 것을 실현하고 사회에 되돌려 주는 것인 교육의 참된 의미를 이 그림책으로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은 피터 레이놀즈의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미술을 가르치며 만난 아이들 대부분이 그림 그리는 것을 어렵고 재미없는 일로 생각하는 점이 안타까워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베티를 통해 그림을 잘 그리는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에 대한 두려움 극복하기
저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그림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잘 그리고 못 그린다는 개념이 아직 없을 것 같은 4,5세 어린이들도 '나는 그림을 못 그려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격려와 응원을 해주면 용기를 내어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베티처럼 그냥 앉아만 있고,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까지 하면 난감합니다. 강사초기에는 그런 아이를 무작정 기다리며 마냥 그릴 수 있다, 일단 한 번만 그려보라고 권했습니다. 하지만 빈 도화지에 선 하나, 점 하나 그리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경력이 쌓이며 그럴 때는 마냥 기다리기보다 아이가 어떤 어려움 때문에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지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충분히 기다렸음에도 시작이 힘들다면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아서 그리지 못하는 아이는 사진자료로 도움을 주고, 첫 시작이 두려운 아이는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의 시작을 돕는 선을 연하게 그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이라도 시도를 했다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렇게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하면 점점 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비뚤비뚤 서투른 선, 어색한 형태는 아이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제게는 하나하나 멋진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피카소도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을 가진 멋진 화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베티에게 정말 훌륭한 미술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이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베티의 태도에 화가 나지 않을 미술 선생님이 있을까요? 하지만 베티의 미술선생님은 동요하지 않고 그 작품 그대로를 존중해 줍니다. 그 마음이 베티가 용기를 내어 그림을 그리게 한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사인을 하라고 한 점, 이것은 이 작품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겠다는 의미 아니었을까요? 저는 이 그림책을 읽으며 이런 미술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