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오른발, 왼발>은 손자와 할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이 그림책의 책소개와 작가소개, 줄거리와 감상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책소개와 작가소개
그림책 <오른발, 왼발>은 토미 드 파올라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초판은 1981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9월 출판사 비룡소에서 발행하였습니다.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이 책은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아름다운 우정을 담은 책입니다. 그리고 병에 걸린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는 할아버지에 대한 사려 깊은 묘사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솔직한 분위기의 그림이 독자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이 책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토미 드 파올라는 1934년 9월 15일 코네티컷 주 메리든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랏 인스티튜트에서 미술과 공예부문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캘리포니아 미술대학에서 미술과 공예 부문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어린이책 북 아티스트이자 작가이며, 뉴 잉글랜드 극단의 무대 및 의상 디자인 작업도 했습니다. 그리고 뉴 잉글랜드 대학에서 미술과 극장예술을 가르쳤습니다. 수많은 어린이 책을 쓰고 그렸으며, 칼데콧 아너상, 뉴베리 아너 상, 스미스손 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오른발, 왼발>의 자매편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를 비롯하여 <빌과 피트>, <기사와 용>등을 펴냈고, <도버 산의 고양이>, <하늘을 난 어린 수도사>, <딩켈스벌에서의 한때>, <이상한 직업과 네 가지 무서운 이야기>등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마법사 노나 할머니>는 1976년 칼데콧 명예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오른발, 왼발> 줄거리
보비라는 이름의 손자는 보브 할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보비가 아직 아기였을 때 보브할아버지는 보비에게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려면 삼 년은 기다려야 한다면서 그냥 '보브'라고 부르도록 가르치겠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오른발, 왼발."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보비에게 걸음마를 가르칩니다. 보비와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나무블록 쌓기입니다. 할아버지와 보비는 아주 천천히 블록 위에 블록을 올려놓아 높은 탑을 쌓습니다. 어느 날은 절반쯤 쌓았을 때 탑이 무너지기도 하고, 어느 날은 거의 다 쌓기도 합니다. 마지막 코끼리 그림이 있는 블록을 쌓으려고 할 때, 할아버지가 재채기를 하여 탑이 무너집니다. 보비는 깔깔 웃으며 할아버지는 꼭 코끼리 그림이 있는 블록을 쌓으려고 할 때 재채기를 한다고 재미있어합니다. 할아버지는 보비에게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보비의 다섯 번째 생일에는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 가고, 핫도그와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함께 사진도 찍고, 둘이 함께 부른 노래를 녹음해서 테이프로 만들기도 합니다. 밤에는 불꽃놀이도 구경했습니다. 보비의 생일이 지나고 며칠 뒤, 할아버지가 매우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합니다. 병명은 뇌졸중이었습니다. 석 달이 지나 할아버지가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람들을 알아보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보비는 무척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도망을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비는 할아버지가 꼭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보비는 할아버지와 즐겨 놀았던 나무블록을 가져와 쌓기 시작합니다. 탑은 쓰러지고 보비는 웃으며 할아버지는 꼭 코끼리 블록에서 재채기를 한다고 합니다. 보비 덕분인지 할아버지는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하고 보비는 그런 할아버지의 재활을 돕습니다.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걸음마를 가르쳐주고 이야기를 들려준 것처럼 말입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할아버지는 점점 더 나아집니다. 할아버지가 보비의 어깨를 잡고 보비가 "오른발, 왼발." 하며 함께 걷기 연습을 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
몇 년 전, 나이 터울이 있어 손자를 먼저 본 이모와 엄마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촌 오빠를 키울 때에는 정말 엄하게 키웠는데 어쩐지 손자에게는 그럴 수가 없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내 자식이 아니라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냥 마냥 예쁘고 귀여워서 응석을 다 받아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시종일관 웃음을 짓고 계셨습니다. 저희 엄마도 저희를 키울 때에는 무척 엄하셨습니다. 그런데 엄마도 손녀를 보실 때에는 엄하기는커녕 응석을 다 받아주십니다. 엄마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놀랍기도 합니다. 한 편으로는 나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제 조부모님은 모두 지방에 계셔서 추억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조건 없는 사랑은 부모에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가르쳐야 하고, 하기 싫은 것도 시켜야 합니다. 아이를 위한 이런 일들은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나친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하겠지만 이러한 일들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아이는 이런 부모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른이 되어 가정을 갖고 자식을 키우게 되면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무조건적인,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존재를 소망합니다. 조부모는 아이의 바람에 가장 가깝습니다. 그래서 조부모가 무조건적인 사랑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이제 노을지듯 지는 세대로 소홀히 대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아이를 맡기고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교육관등의 차이로 갈등은 있을 수 있겠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주에 대한 무조건 적인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아이는 다른 이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른발, 왼발>의 보비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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